급격한 수요 증가로 '50년 등유 소비 '19년 대비 59% 증가 전망
EU SAF 의무혼합 규정 준수해도 ‘49년 탄소 감축 '19년 대비 3% 그쳐
항공산업 성장 제한 정책 필요.. 공항 건설 제한 및 세금 우대 철회 등

[ESG경제신문=김현경 기자] 유럽연합(EU)의 항공 여객 운송량이 2050년까지 2019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급격한 수요 증가로 EU의 지속가능항공유(SAF)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존 화석연료 기반 등유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해 항공 부문의 탈탄소화가 요원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정부기구 유럽운송환경연합(T&E)은 13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세계 양대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과 에어버스의 수요 전망을 인용해 2050년에는 2019년 대비 EU 전역의 항공 여객 교통량이 2.3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항공 산업은 탈탄소화를 위해 폐식용유 등 바이오매스로 만들거나 대기 중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합성 연료로 제조돼 등유 대비 배출량이 최대 80% 적은 SAF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2~8배까지 비싼 가격이 발목을 잡고 있다.
EU는 ‘리퓨얼EU 항공 규정’에 따라 올해부터 EU 전역의 공항에서 급유하는 전체 연료의 최소 2%를 SAF로 혼합 급유하도록 했다. 이 비율은 2035년 20%를 거쳐 2050년 70%까지 확대된다.
항공업계 탄소 예산 '26년 소진 전망
보고서는 항공수요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연료 효율성 향상에도 불구하고 EU는 2050년에 2019년 대비 59% 더 많은 등유를 소비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리퓨얼EU 규정에 따라 2049년에 항공사들이 사용하는 연료의 42%를 SAF로 대체하더라도 급격한 수요 증가로 인해 등유 소비량이 지난 2023년 소비된 규모와 동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2049년 유럽 항공산업의 배출량 감축은 2019년 대비 3%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더해 탄소중립 달성 목표 시점인 2050년에 항공산업은 여전히 최소 79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된다.
특히 지구 평균 온도 1.5도 상승 제한을 위한 항공업계의 탄소 예산은 내년인 2026년에 소진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항공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한 SAF가 항공업계의 배출량 감축을 위한 실효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항공업계의 성장을 제한할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기엔 신규 터미널 건설 등의 유럽 내 공항 인프라 확장 중단과 항공산업에 대한 세금 우대 정책 철회, 출장 비행 제한, 철도 산업 경쟁력 제고 등이 포함된다.
T&E의 항공 담당 이사 조 다르덴은 “항공 업계의 성장 계획은 유럽의 기후 목표와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의 전환과 실질적 기후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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