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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탈탄소화 길 험난하네...SAF 공급 부족에 대안도 마땅찮아

  • 기자명 이진원 기자
  • 입력 2024.08.09 12:19
  • 수정 2024.08.09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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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교통부 “항공업계서 요구하는 SAF 공급 불가능”
등유보다 최대 6배 비싼 가격도 보급 걸림돌
대안인 eSAF에 대해선 전문가들 의견 엇갈려

대한항공이 2024년 7월 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GS칼텍스와 지속가능항공유(SAF) 실증 운항기념식을 열었다. 사진은 실증 운항을 위해 급유 되는 SAF.  2023년 9월 5일 대한항공 제공.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이 2024년 7월 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GS칼텍스와 지속가능항공유(SAF) 실증 운항기념식을 열었다. 사진은 실증 운항을 위해 급유 되는 SAF.  2023년 9월 5일 대한항공 제공. 사진=연합뉴스

[ESG경제=이진원 기자] 전 세계 항공업계가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넷제로’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하면서 친환경적인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런 관심을 뒷받침할 만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 재생 가능한 전기와 물 및 대기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만든 합성 액체 연료인 'eSAF'가 새로운 대안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으나 전기화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생산하는 eSAF를 둘러싼 기술적 및 비용적 문제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최근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가 개최한 행사에 모인 전문가들은 SAF가 현재 항공기 연료인 등유보다 친환경적이라는 중요한 장점이 있다는 데는 공감했다. 하지만 동시에 수급 불균형 탓에 이것이 항공 분야의 탈탄소화에 대한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항공업계가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약 2.5%를 배출할 만큼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어 업계 안팎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라는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는 가운데 나온 지적이다.

수요 못 따라가는 SAF 

영국 교통부의 저탄소 연료 국제 및 무역 정책 책임자인 안토니 헨더슨은 최근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열린 폴리티코 행사에서 “영국이 항공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SAF를 생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국가 차원에서 공급 부족 문제를 인정했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은 2025년부터 기존 화석 제트 연료에 SAF를 더 많은 비율로 혼합하도록 의무화했다.

미국은 아직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SAF 생산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미국은 SAF의 생산과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1갤런의 SAF당 최대 1.75달러까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각국 정부의 이런 노력 덕에 SAF에 대한 수요가 급증가했으나 생산량은 전 세계 항공기에 연료를 공급하는 데 필요한 양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친환경 연료가 등유보다 최대 6배나 비싸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 SAF 전 세계 공급량은 전체 연료공급의 0.5%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지지해온 IATA는 항공부문 넷제로 달성을 위해서는 2050년까지 SAF 생산량을 2024년 대비 1000배 늘려야 하지만 이를 사실상 ‘달성 불가능한 목표’로 보고 있다.

SAF 증산 부작용 우려도...대안으로 eSAF 부각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로 인해 중국산 폐식용유에 대한 소위 ‘지속불가능한 러시’가 시작됐고, SAF 사용을 확대하려는 움직임 때문에 광활한 토지가 SAF 원료용 작물 재배 목적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SAF는 주로 바이오매스(식물, 동물, 폐기물 등)나 폐기물에서 유래된 원료를 가공하여 만들어지며, 기존 항공유와 호환되도록 설계된다. SAF의 생산 과정에는 생물학적 또는 화학적 변환 과정이 포함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eSAF를 장기적으로 SAF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책으로 보고 있으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eSAF는 제조 비용이 매우 많이 들고,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게 문제다.

eSAF는 SAF의 한 유형으로, 전기화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생산되기 때문에 SAF 앞에 ‘전기’를 뜻하는 e가 붙는다.

eSAF는 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해 생산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사용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높다는 평가다.

eSAF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 엇갈려 

이런 장점 때문에 eSAF 사용을 지지하는 전문가 중 한 사람은 스티븐 배럿 케임브리지 대학 엔지니어링 교수는 “SAF를 생산하기 위해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가장 비용 효율적인 방법이지만, 문제는 그럴 수 있는 땅이 많지 않고 식량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우려를 범할 수 있다"며 “SAF 생산자는 농업 폐기물이나 도시 고형 폐기물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그것 역시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우리 모두가 성장하고 지속 가능한 항공 산업을 원한다면, 언젠가는 eSAF로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AF 생산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생물 다양성 손실, 삼림 벌채, 농작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토지 이용 변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eSAF가 대안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다만 아직은 eSAF 생산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국가는 많지 않다.

폴리티코는 이에 대해 “영국은 eSAF 같은 2차 내지 3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다른 국가들은 아직 eSAF 생산이 재생에너지를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우려 때문에 폐기물이나 농작물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데 거의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수석 과학 기술 고문인 안나 올다니는 eSAF 사용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올다니는 “그리드의 탈탄소화를 위해 재생 가능한 전기를 사용하는 대신에 eSAF 같은 저탄소 액체 연료를 만들기 위해 재생가능한 전기를 써버리면 이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심각한 페널티를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그리드를 탈탄소화하고 재생에너지를 연소되어 없어질 액체 연료로 전환하는 것보다 전기로 사용하면 탄소 감축 효과가 세 배에 달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SAF가 재생에너지가 과잉 공급되는 국가에서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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