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가드, 400개의 환경·사회 주주제안 중 단 하나도 지지 안해
빅3 포함 전체 주주 지지율도 22%에서 19%로 하락세
자산운용사, 기업이 이미 관련 이슈 관리 중이거나 개선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운용자산 규모에서 최상위권인 자산운용사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와 블랙록(BlackRock), 뱅가드(Vanguard)가 올해 상반기(6월)까지 투자 대상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환경·사회 이슈 관련 주주제안에 대한 지지를 대폭 줄였다.
스테이트 스트리트가 발간한 2024 2분기 스튜어드십 활동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지난 6월까지 환경문제 관련 주주제안의 6%, 사회 문제에 관한 제안의 7%를 지지했다. 지난 2년간 환경·사회 주주제안에 대한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지지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뱅가드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에 이르는 12개월 동안 검토한 400개의 환경·사회 주주제안 중 어느 것도 지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블랙록은 같은 시기 493건의 환경과 사회 관련 주주제안 중 4%에 해당하는 20건만 지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의 7%를 밑도는 지지율이다.
이들 빅3 운용사는 S&P 500지수 상장 기업 주식의 약 20%를 보유하고 있어 미국 주주총회 기간동안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빅3뿐 아니라 전체 주주들의 환경·사회 제안 지지율 역시 떨어지는 추세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6월까지 1년동안 환경·사회 제안은 19%의 지지를 받았는데 이는 전년동기 22%의 지지율에서 감소한 수치다.
지지율 감소, 기업이 문제 개선했기 때문?
이들 자산운용사는 환경·사회 주주제안에 대한 자산운용사들의 지지율 감소가 기업이 환경과 사회 분야에서 많은 위험을 관리하고 개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보고서에서 “2022년부터 우리는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에 대한 공시를 기후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의 표준 가이드라인에 따라 제공하지 못한 일부 글로벌 기업들의 특정 임원들에 선임을 반대했고, 2023년에는 이러한 투표 정책의 대상이 되는 회사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투표 정책에 기반한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이사 선임 반대 투표는 점차 감소했는데, 이는 “주로 시장에서 기후 관련 공시가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2022년과 2023년에 미국 최대의 군용 조선소인 헌팅턴 잉겔스 산업(Huntington Ingalls Industries)의 이사들에 대한 선임 투표를 보류하고 기후공시에 대해 회사와 논의한 바 있다.
이후 헌팅턴 잉겔스는 공시를 개선했으며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2024년 정기주주총회에서는 모든 이사들에 대해 선임을 찬성했다.
블랙록의 자우드 아브델 마제이드 스튜어드십 책임자 역시 올해 주총에서 제기된 ESG 관련 주주제안의 대부분이 “과도하게 규범적이거나 경제적으로 가치가 없는 경우가 많았고 이미 기업이 관리하고 있는 위험을 해결하도록 요구하는 주주제안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모닝스타 서스테이널리틱스(Morningstar Sustainalytics)의 스튜어드십 연구 및 정책 책임자 린지 스튜어트는 빅3가 환경·사회 주주 제안을 이전보다 신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치적 분위기와 반 ESG 결의안 및 입법의 증가가 투표 지지율 감소에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주주에게 명확한 이점이 없었기 때문에 많은 회사가 이러한 결의안을 거부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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