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관련 주식 자기자본비율 최대 17%, 채권은 최대 40%로 상향
유럽위원회, 보고서 토대로 보험사 화석연료자산 자본적정성 강화 검토
화석연료 관련 주식과 채권, 다른 자산보다 전환 리스크에 더 많이 노출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유럽보험연금감독청(EIOPA)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에 보험사의 화석연료 자산 보유에 대한 자기자본비율을 높일 것을 권고했다. 화석연료 자산의 전환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EIOPA는 지난 7일 ‘보험사의 지속가능성 위험에 대한 건전성 조치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기후변화 전환 리스크, 비생명보험 가입자의 기후 위험 관련 예방 조치, 사회적 위험의 3가지 영역을 조사한 후 보험사의 건전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권고를 내놨다.
보고서는 전환 리스크에 대한 조사 결과, 화석 연료 관련 주식과 채권이 다른 자산보다 전환 리스크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보험사가 높은 리스크를 가진 자산에 대한 투자로 손실을 볼 경우 이를 감당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자본을 확보하기 위해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기후변화 전환 리스크란 저탄소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관련 규제, 기술 등의 발전으로 시장 환경 및 정책 변화와 더불어 이해관계자들의 관점 및 태도 변화로 발생하는 리스크다.
EIOPA는 EU 집해위가 보험사의 화석 연료 관련 주식 보유에 대한 자기자본비율을 최대 17%로 상향하고, 채권에 대해서는 최대 40%의 자기자본비율을 요구할 것을 권고했다.
자기자본비율은 은행이나 기타 금융 기관의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자기자본의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 금융기관의 대표적인 재무 건전성 지표다. 감독기관의 요구에 따라 금융기관은 일정 수준의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기후 위험 관련 예방 조치가 비생명보험 가입심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에서는 더 정확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향후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방수문 설치나 부동산 주변의 식물 식재와 같은 조치가 기후위기에 따른 보험사의 피해를 낮출 수 있지만, 이러한 조치를 규제기관 차원에서 권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봤다.
EIOPA는 사회적 위험의 경우, "사회적 위험을 포함한 지속가능성 위험의 모든 측면이 동등한 관심을 받아야 한다고 확신하지만" 현재 데이터 부족으로 인해 이러한 위험에 대한 구체적인 건전성 조치는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고서에서 EIOPA는 "장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보험사들은 지속가능성 위험을 점점 더 인식하고 있다”면서 “기후 변화는 실물 경제의 탈탄소화와 관련된 전환 리스크를 불러오며, 유실 자산으로 인한 투자 손실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EIOPA로부터 이 보고서를 전달 받은 EU 집행위는 보고서를 토대로 보험사의 화석 연료 자산에 대한 자기자본비율 강화를 검토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