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스튜어드십 보고서에서 종전 입장 유지
투자기업에 "ESG 제때 공시" 요청 강화할 태세

[ESG경제=이신형기자] ESG 투자를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있는 블랙록이 ESG를 중시하는 기존 스튜어드십(수탁자 책임)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19일 밝히면서 ESG 공시의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자산규모 8조 달러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이 회사의 래리 핑크 회장은 근래 ESG 투자에 부정적인 미국 공화당 진영 정치인들의 공격 대상이 돼 왔다. 반 ESG 공세가 격화하자 세계 2위의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이달 초 넷제로 자산운용(Net Zero Asset Management) 이니셔티브 탈퇴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펜션앤인베트스트먼트와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블랙록은 내년도 스튜어드십 정책 보고서에서 기업과 경영진 평가를 할 때 ESG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ESG 공시에 대해서는 “지속가능성 관련 중대 위험과 기회를 평가하기 위해 공시 정보의 꾸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블랙록은 “기업의 행동이나 공시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주주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우려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블랙록은 올해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해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나 자연재해 대응을 권고한 바 있다. 더 나아가 이번 연례 스튜어드십 원칙 수정 작업을 통해 ESG 공시 권고를 스튜어드십 원칙에 포함시키는 한편 주총 전에 투자자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공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도록 일찌감치 공시할 것을 촉구했다.
블랙록은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지난 3월 ESG 공시 기준에 관한 의견서도 제출했다. 여기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ESG 공시 기준 제정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번 스튜어드십 정책 보고서에서 기업의 준비 상황에 따라 ISSB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화당과 ESG 진영 모두 불만...‘사면초가’ 블랙록
이런 가운데 블랙록과 래리 핑크 회장에 대한 미국 공화당 정치인들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S&P글로벌, 배런스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주는 이달 초 블랙록에 맡긴 약 20억 달러의 주정부 자금을 회수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루이지애나주와 미주리주도 각각 7억9400억 달러와 5억 달러의 투자자금을 블랙록에서 회수했다. 플로리다주는 8월23일 자산규모 1860억 달러의 미국 9위 규모 플로리다주 연기금이 투자를 할 때 ESG 요소를 고려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ESG 진영에서는 블랙록이 더 적극적으로 ESG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다그치고 있다.행동주의 투자자 블루벨 캐피탈 파트너스는 래리 핑크 회장 해임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브래드 랜더 뉴욕시 감사원장은 지난 9월 핑크 회장에 보낸 서한에서 블랙록이 화석연료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그는 뉴욕시가 운용하는 3대 은퇴펀드를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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