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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EC, 펀드 ‘그린워싱’ 단속 강화...'80% 룰' 엄격 적용

  • 기자명 이진원 기자
  • 입력 2023.09.22 09:25
  • 수정 2023.09.25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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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회사법인 ‘명칭 규정’ 개정안 채택
무늬만 ESG펀드 규제해 투자자 보호
펀드업계, "당국의 지나친 간섭" 반발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AFP=연합 자료사진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AFP=연합 자료사진

[ESG경제=이진원 기자]  미 월가 최고 규제기관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0일(현지시간) 투자업계의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단속 강화를 위한 투자회사법 ‘명칭 규정(Names Rule)’의 개정안을 채택했다.

미 투자 펀드들이 사실과 달리 지속가능한 펀드인 것처럼 포장해 광고하며 상품을 팔면서 투자자들을 기만하거나 투자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마케팅을 하는 관행을 더욱 강력히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개정안은 본래 작년 5월에 처음 발표됐으나 공식 채택된 건 처음이다.

SEC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개정안은 명칭 규정 및 기타 명칭 관련 규제 요건을 현대화하고 강화함으로써 위원회의 투자자 보호 목표를 달성하는 게 목적"이라며 "본 규정이 (처음) 채택된 이후 약 20년 동안 펀드 산업의 발전 상황이 개정안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투자회사법 '명칭 규정' 개편 

일반적으로 펀드 상품명은 투자자가 펀드에 대해 가장 먼저 접하는 정보다. 따라서 상품명은 투자자가 펀드를 고를 때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SEC의 ‘명칭 규정’은 펀드 상품명에 특정 투자대상 항목을 기재하면 그 투자대상을 펀드 자산의 80% 이상이 되도록 편입하고, 이를 투자설명서와 펀드 실적보고서에 공시하도록 해놓고 있다.

SEC는 이번 명칭 규정 개정을 통해 이 같은 '80% 룰'을 ESG에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ESG와 관련한 ‘테마 투자(thematic investment)’에 집중한다는 걸 알리는 용어를 써가며 상품명에 적용한 펀드까지도 80% 룰을 채택하도록 ‘명칭 규정’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개정안에는 또한 펀드가 80% 투자 정책에 따라 포트폴리오 자산 처리를 최소 분기별로 검토하도록 하는 새로운 요구안과 함께 펀드가 80% 투자 정책을 어길 시 이를 바로 잡도록 ‘특정 기간(통상 90일)’을 설정하는 안도 포함하고 있다.

투자자 보호 강화 목적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지난 20년 동안 펀드 산업이 발전해 왔지만 현행 명칭 규정의 허점으로 인해 투자자 보호가 허술해질 수 있다”면서 “오늘 발표한 최종 규정은 펀드의 포트폴리오가 펀드명과 반드시 일치하도록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EC는 2021년부터 ESG와 관련된 위법과 '그린워싱' 행위를 기소하고 법 집행조치를 취해 벌금을 부과하는 등 그린워싱 단속을 강화해 왔다. ESG펀드라고 해놓고선 화석 연료 생산 등의 분야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많다고 금융개혁론자들은 비판해 왔다. 무늬만 ESG 펀드들이 화석 연료 분야에 투자한 돈만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펀드업계 반발 

펀드업계는 개정안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개정안의 요구사항이 비현실적일 만큼 주관적이고,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하며, 펀드명만 보고 피상적인 판단을 하도록 조장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 안을 공격해왔다는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워싱턴의 주요 펀드단체인 인베스트먼트 컴퍼니 인스티튜트(Investment Company Institute)의 에릭 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곧바로 성명을 내고 “개정안은 ESG 펀드뿐만 아니라 미국 내 펀드의 4분의 3 이상에 적용되는데, 이는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개정안으로 펀드의 투자 의사 결정 과정에 SEC가 더 깊숙이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개정안은 연방정부 공보(公報) 게재 후 60일 뒤 발효된다. 순자산이 10억 달러(약 1.34조원) 이상인 펀드는 24개월, 순자산이 10억 달러 미만인 펀드는 30개월 이내에 개정안을 준수해야 한다. 업계 혼선을 막기 위해 적응 기간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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