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투자 여전히 매력적…AI 발전으로 재생에너지 수요 상승 필연
주식형 ESG펀드 자금 유출, 협소한 인덱스 기반 투자 탓...투자 다각화 필요
전문가들 "재생에너지 전환과 ESG는 흔들리지 않는 장기적인 흐름"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UBS 그룹(UBS Group AG)이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가 ESG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는 투자은행이자 금융 서비스 기업인 UBS 그룹이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아만티아 무헤디니를 비롯한 UBS 자산운용의 분석가들은 지난달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태양광, 풍력 등 전통적인 ESG 주식 매도 물량이 급격히 늘었지만, 재생에너지 전력 인프라에서 전기화(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 투자에 대한 수요는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 자산운용의 분석가들은 “정치와 지정학을 제외하고 판단하면 재생 에너지, 전기화 및 인프라에 대한 경제성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면서 “트럼프의 재선에 대한 우려는 과장된 것일 수 있으며, 우리는 선별된 부문에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고 썼다.
분석가들은 또한 미국의 주식형 ESG 펀드들에서 자금 유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협소한 몇가지 인덱스를 기반으로 한 투자 전략이 자금 유출의 주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다각화된 지속가능한 투자 전략과 다양한 자산 유형에 걸친 선택적 투자와 분산 투자의 필요성을 말해주는 결과라는 것이다.
MSCI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난 5년간 재생에너지, 전기 자동차, 에너지 저장 등 청정에너지 분야 비상장 기업에 투자한 포트폴리오의 누적 수익률은 123%로, 상장 기업의 유사한 포트폴리오 수익률인 57%를 크게 상회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일각에서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가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다년간의 기업 혁신을 주도하는 데 더 적합하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기업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엔 코(KKR & Co.)는 올해 초 주식 시장이 분기별 실적과 단기 성과에 집착하고 있어 에너지 전환에 중요한 기업에 대한 최적의 자금 조달 장소가 아니라고 분석한 바 있다.
더불어 UBS의 분석가들은 인공지능의 발전과 그에 따른 막대한 에너지 수요가 필연적으로 재생에너지의 투자 매력도를 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한에서 그들은 “인공지능과 전기화로 인해 전력 수요가 증가해 태양열, 풍력, 천연가스의 필요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재생에너지)발전 용량 확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 “트럼프 시대는 ESG 투자의 적기일수도”
한편 글로벌 자산운용사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Janus Henderson Investors)의 글로벌 지속가능 주식 책임자이자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해미쉬 체임버린(Hamish Chamberlayne)역시 최근 보고서를 내고 “시장 심리가 부정적이고 지속가능 관련 투자 테마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지만, 역사를 보면 실제로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는 ▲트럼프의 정치적 수사가 언제나 그에 상응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 ▲지속가능 관련 주식들이 평가절하되어 있다는 점 ▲기업의 ESG경영과 지속가능성 정책, 전세계 녹색 전환은 미국 대통령 임기 4년보다 장기적인 흐름이라는 점 등을 제시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한 녹색전환은 전세계가 거수를 수 없는 경로인만큼 현재 트럼프의 재등장에 따라 일시적으로 평기절하된 지속가능성, 녹색 관련 테마들에 투자하면 향후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전환 투자자이기도 한 임팩스의 이안 심(Ian Richard Simm) CEO는 "새로운 정치 환경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속가능 투자 철학을 절대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트럼프 정책이 불러올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자본 집약적인 녹색 부문에 대한 투자가 둔화되는 현상을 지적하고, 트럼프는 인플레이션 급등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막대한 규모의 지속가능 투자를 시행하고 있는 파르나서스 인베스트(Parnassus Investments) 역시 미국 내 새로운 정치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장기 전략은 변함이 없다"고 블룸버그에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