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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 美 일부 연안 석유시추 영구 금지… 트럼프 직격

  • 기자명 김현경 기자
  • 입력 2025.01.07 11:15
  • 수정 2025.01.07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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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동서부 해안 유역과 멕시코만 등 6억2500만 에이커 대상
철회 권한 대통령에게 부여하지 않아 해제 어려울 것으로 전망
화석연료 ‘에너지 패키지’ 준비중인 트럼프 "즉시 금지 해제할 것"

2025년 1월 5일 캘리포니아주 씰 비치(Seal Beach)에서 사람들이 해상 석유 및 가스 시추 설비가 보이는 부두에 서 있다. AFP=게티=연합
2025년 1월 5일 캘리포니아주 씰 비치(Seal Beach)에서 사람들이 해상 석유 및 가스 시추 설비가 보이는 부두에 서 있다. AFP=게티=연합

[ESG경제신문=김현경 기자]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미국 연안의 대서양과 태평양 일부 해역 등에서 해상 석유 및 가스 시추를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동·서부 해안 외부 대륙붕 지역과 멕시코만 동부 해역, 알래스카 북부 베링해의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신규 석유 및 천연가스 시추를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두 건의 대통령 각서를 발표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해상 시추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적·경제적 위험과 피해가 해당 지역에서의 제한된 화석연료 자원 잠재력보다 크다고 판단했다”며 “미국 해역 6억2500만 에이커(약 253만km2) 이상을 해상 시추로부터 보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해당 해안에서의 시추는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지역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으며, 국가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도 불필요한 일”이라며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조치는 1953년 제정된 ‘외부 대륙붕 토지법(OCSLA)’에 기반한 것으로, 이 법률은 미국의 특정 수역을 석유 및 가스 개발로부터 영구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광범위한 재량을 대통령에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법률은 대통령이 특정 수역을 개발금지 대상 지역으로 지정할 수는 있어도, 철회할 수 있는 명시적인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지 않았다. 따라서 화석연료 확대를 공약해오며 취임식을 2주 앞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이같은 조치를 쉽게 철회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해제 금지 노력할 것

CNN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말도 안 되는 조치”라며 “당장 금지를 해제하겠다”고 말했다. 

2기 트럼프 행정부의 차기 대변인 캐롤라인 리빗도 X(옛 트위터)에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추 확대와 유가 인하의 권한을 부여한 미국 국민들에 대한 정치적 보복을 목적으로 한 수치스러운 조치"라며 "조 바이든은 실패할 것이고, 우리는 다시 시추할 것(we will drill, baby, drill)"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로이터 통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화석연료 생산과 수출을 촉진하기 위한 ‘에너지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 

에너지 패키지에는 연방 토지에 대한 시추 허가를 신속히 처리하고 미국 해안에서의 해상 시추권 경매를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연방 토지와 해역에서의 시추 활동은 미국 전체 석유 생산량의 약 4분의 1, 가스 생산량의 12%를 차지한다.

석유업계도 바이든 정부의 조치에 즉각 반발했다. 특히 해양 시추를 위한 당장의 주목도가 낮은 지역을 포함한 광범위한 제한에 대해 반대했다. 

블룸버그뉴스에 따르면 전국해양산업협회(NOIA)의 에릭 밀리토 회장은 “이같은 전면적 금지 조치는 우리의 자원에 정치적 장벽을 만들어 경제와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예상치 못한 글로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연방정부가 에너지 정책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전부터 일부 의회 민주당 의원들과 환경 단체들은 바이든 정부에 영구적 시추 금지 지역을 대폭 설정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원유 유출 사고에 취약한 해안 주민 공동체를 지키고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는 한편, 기후변화 대응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비영리 환경단체 '헬시 걸프'(Healthy Gulf)의 마사 콜린스 사무국장은 블룸버그에 “바이든 행정부가 플로리다 멕시코만 연안의 엄청난 가치를 인식해 준 것에 대해 매우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오늘의 결정은 이 특별한 지역을 산업적 석유 및 가스 개발로부터 보호하는 데 기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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