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경영진 유지 필요”...영풍·MBK 추천 17명 전원 반대
이사수 상한,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등 안건에 찬성
회사 지속가능한 성장과 장기 기업가치 제고 관점이 중요
"소모적 경영권 분쟁 장기화...대승적 차원의 타협 필요"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국내 의결권자문사인 한국ESG평가원은 오는 28일 개최되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과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을 권고했다.
특히 이사 선임과 관련, “장기 지속성장과 주주권익 측면에서 현 경영진 체제 유지가 필요하다”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추천한 이사 5명 또는 7명에 대해 '전원 찬성'을 권고한 반면, 영풍·MBK 추천이사 17명은 '전원 반대' 의견을 내놨다.
한국ESG평가원은 25일 이같은 내용의 의안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평가원은 이사수 19명 상한 안건에 대해 "영풍·MBK 측의 17명 이사선임안은 현 경영진 측에 의해 선임된 11명 이사를 압도하는 규모의 신규이사 선임을 통해 경영권을 장악하고자 하는 의도가 명확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사 수의 많고 적음에 따른 효율성 문제를 논의하기보다 회사의 장기 안정적 성장과 주주권익을 위해 어느 측의 경영권을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ESG평가원 손종원 대표는 "양측의 신규 추천 이사들은 각 분야의 전문성은 확보하고 있으나 특기할 만한 변별력이 없고 모두 양측 경영진을 100% 추종할 것으로 예상돼 이사의 독립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독립성을 유지하여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고, 제고할 만한 이사 후보는 발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평가원은 임의적립금을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과 관련해서도 MBK·영풍 측이 제시한 2조1000억원보다는 현 경영진이 제안한 1조7000억원이 지속가능성 제고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며 최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평가원은 " 현 경영진이 경영권 분쟁을 거치면서 주주가치 제고의 불가피성을 인식한 것은 긍정적인 변화로 판단된다"며 지난 임시주총때 도입한 집중투표제와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정관변경,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분기배당제 도입과 자사주 소각 및 주주환원율제고에도 후한 점수를 줬다.
現경영진 지지→경영권 안정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평가원은 이번 주총에서 현 경영진과 영풍·MBK 중 어느 쪽에 이사회 과반 및 경영권을 부여할지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잣대는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기업가치 및 주주환원의 장기적 향상,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할 ▶혁신 역량에서의 우위 등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현 경영진은 지속가능경영의 잣대인 ESG 평가에서 영풍 측에 비해 우위에 있으며 중장기 재무실적에서도 우월한 성과를 보여왔고, 최근 단기 투자 실패가 있었지만 뚜렷한 미래성장 전략을 제시하면서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손 대표는 "이번 정기주총에서 현 경영진이 방어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앞으로 소모적인 경영권 분쟁이 반복되고 장기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결국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며 "지속가능한 성장 측면에서 양측의 대승적 차원의 타협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사태, 주총 표대결에 부정적 요인 작용 할 수도"
평가원은 "영풍·MBK 측이 경영권을 장악할 경우, MBK파트너스의 의사 결정에 따라 경영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사모펀드는 기업의 구조조정과 사업재편 등에 강점이 있어 부실기업의 회생(Turn-around)에는 좋은 성과를 보일 수 있지만 현재 고려아연은 그 같은 위기상황에 처해있다고 보기 힘들고, 비철금속업의 전문성 측면에서도 MBK가 기업가치 제고에 우위를 갖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최근 홈플러스 사태를 둘러싸고 노출된 MBK의 지배주주로서의 책임과 경영능력 등도 이번 고려아연 주주총회의 표대결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영풍 또한 환경 오염과 산업안전 측면에서 불법적인 행태를 보인 것은 ESG 측면의 판단에서 부정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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