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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광물', 태양광-풍력 확대에 ‘복병’으로 급부상

  • 기자명 강찬수 기자
  • 입력 2025.05.18 11:55
  • 수정 2025.05.18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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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는 화력발전보다 광물 집약적
공급망 붕괴하면 필요 시설 설치 못 해
파리기후협정 1.5℃ 목표 달성 어려워져
글로벌 전력 네트워크 구축이 새 희망
생산-소비 지역 연결해 이용 효율 제고

인도의 아다니 그룹이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 함께 이뤄지는 하이브리드 재생에너지 발전 단지를 조성 중에 있다. 사진=AGEL 공식 홈페이지
인도의 아다니 그룹이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 함께 이뤄지는 하이브리드 재생에너지 발전 단지를 조성 중에 있다. 사진=AGEL 공식 홈페이지

[ESG경제신문=강찬수 환경전문기자] 글로벌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보급을 크게 확대해야 하지만, 이를 어렵게 만드는 무서운 ‘복병’이 숨어있다. 바로 전력 설비에 필요한 '핵심 광물'의 수급 문제다.

광물이 제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파리 기후 협정의 1.5℃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수준으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반면, 태양광·풍력에서 생산한 전력을 글로벌 네트워크로 연결해서 주고받는다면, 재생에너지 생산과 사용 효율이 높아져 관련 시설을 덜 설치해도 된다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광물 부족하면 중국 탄소 배출 크게 늘어

중국 시안(西安)전자과기대와 베이징공상대(工商大) 등 연구팀은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핵심 광물의 공급 문제가 2060년 중국의 탄소 중립 달성에서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구팀은 중국의 에너지 전환 경로와 통합 평가 모델링을 수행하면서 관련 광물의 공급이 제한되는 조건을 반영했다. 그 결과, 핵심 광물 부족으로 인해 탄소중립에 필요한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설비 용량에 비해 각각 최대 56.7%와 68.9%가 부족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로 인해 중국은 2060년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 목표보다 연간 최대 23억5000만 톤을 더 배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2060년까지 누적으로 최대 548억 톤의 CO₂를 추가로 배출한다는 의미다. 548억톤은 2020년 전 세계 총 이산화탄소 배출량인 336억 톤을 뛰어넘는 수치로, 파리 기후 협정의 목표 달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수준이다.

연구팀은 “전통적인 화석 에너지 시스템과 비교할 때,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주도하는 재생에너지 시스템은 매우 광물 집약적”이라며 “육상 풍력 발전소의 크롬·몰리브덴·아연과 같은 필수 광물에 대한 수요는 가스 화력 발전소의 9배”라고 밝혔다. 태양광 발전소는 설비 용량 1기가와트(GW)당 4000톤의 구리가 필요한데, 이는 기존 발전소 수요의 4배다.

알루미늄(Al)과 구리(Cu) 외에도 태양광 패널은 주로 은(Ag)·실리콘(Si)·카드뮴(Cd)·텔루륨(Te)· 인듐(In)·갈륨(Ga)·셀레늄(Se)·게르마늄(Ge)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육상과 해상 풍력발전 설비에는 붕소(B)·크롬(Cr)·망간(Mn)·몰리브덴(Mo)·니오븀(Nb)·니켈(Ni)·주석(Sn)·바나듐(V)·아연(Zn)과 같은 광물과 다양한 희토류가 들어간다.

청정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이러한 광물 자원에 대한 수요를 크게 늘린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광물일수록 공급 중단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국가나 지역별로 일부 광물을 ‘필수 광물’로 분류하는데, 중국에서는 약 20종을 필수 광물로 지정하고 있다.

배터리 핵심광물. 자료사진=연합뉴스
배터리 핵심광물. 자료사진=연합뉴스

광물 자원 이용 효율과 재활용률 끌어올려야

연구팀은 “모델 분석 결과, 1.5°C 기후 목표를 달성하려면 2060년 중국의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설비 용량은 각각 3193GW와 1986GW에 도달해야 하고, 이는 전 세계 용량의 약 22.7%와 21.5%를 차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2060년 중국의 20개 광물의 총 수요는 2020년보다 12배 증가해 전 세계 관련 광물 수요의 약 4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부 광물은 수입에 크게 의존하게 될 것인데, 중요 원자재에 대한 수출 규제가 취해지면 가격 변동이나 공급 부족 등 심각한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의 경우 니켈 광석에 대한 수출을 금지하기도 했고, 보크사이트 수출 금지를 검토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청정에너지로의 순조로운 전환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광물 자원의 이용 효율과 재활용률을 높이는 동시에 자원 탐사 및 재료 대체 분야의 기술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또 “에너지·기후 정책의 초점은 광물 공급망의 안정성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전략적 광물 비축 시스템을 구축하고, 주요 광물 생산국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거나, 중요 광물 자원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탄탄한 무역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연구팀은 “지정학적으로 안정적인 지역에서 잠재적인 국제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것도 공급 위기 위험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면서 “나아가 청정에너지 장비 제조업체가 중요 광물 공급망 전체에 참여해서 투자와 정보공유, 기술혁신에 협력해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전력 생산량의 약 90%가 재생에너지로 충당해야 하며, 이 중 태양광과 풍력이 약 7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경우 2020년에 145엑사줄(exajoul, 1엑사줄은 100경(京) 줄에 해당)의 에너지를 소비해 전 세계 1차 에너지 소비량(TPEC)의 26.1%를 차지했다. 중국은 2020년 기준 태양광 및 풍력 누적 설비 용량은 각각 253.83 GW와 281.99GW에 달했고, 전 세계 총 설비 용량의 35.9%와 38.5%를 차지했다.

아랍에미레이트의 수도 아비다부시 인근에 있는 태양관 발전단지. 세계 최대의 태양광 발전단지 중 하나다. AFP=연합
아랍에미레이트의 수도 아비다부시 인근에 있는 태양관 발전단지. 세계 최대의 태양광 발전단지 중 하나다. AFP=연합

“글로벌 전력망으로 에너지 가용성 증진”

핵심 광물 수급 문제가 재생에너지 확대에 장애물로 떠오른 가운데, 이를 만회할 새로운 희망도 없지 않다. 바로 글로벌 전력 송전 네트워크 구축이다.

중국과학원 지리과학원 자연자원연구소 등 연구팀은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전 세계적으로 상호 연결된 태양광-풍력 시스템이 미래 전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를 풍족하게 생산할 수 있는 지역과 수요가 집중된 지역을 연결, 송전한다면 2050년 전 세계 수요 전망치의 3.1배에 해당하는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지역 간 송전을 최적화할 경우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고, 재생에너지의 변동성(간헐성)을 완화하고, 에너지 가용성을 증진하고, 탈탄소화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겸 칼럼니스트]  envirepo@naver.com

                                                 강찬수 칼럼니스트 겸 환경전문기자
                                                 강찬수 칼럼니스트 겸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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