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지평 기업경영연구소 100개 기업 TCFD 기준 공시 분석
지배구조와 지표 및 목표 영역 공시율 상대적으로 높아

[ESG경제=이신형기자] 한국 기업 중에서도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의 공시 기준에 따라 기후 공시를 하는 기업들이 있으나, 공시 내용은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TCFD 기준은 지배구조와 전략, 리스크 관리, 지표와 목표의 4대 영역, 11개 권고 공시 항목으로 이루어져있다.
지평의 기업경영연구소는 6일 11개 권고 공시 항목을 지배구조 12항목, 전략 17항목, 위험관리 6항목, 지표 및 목표 14항목의 총 49 항목으로 세분화해 이에 관한 공시 현황과 11개 권고 공시 항목 현황까지 측정해 백분율로 환산한 100개 한국 기업의 TCFD 기준 공시율을 제시했다.
분석 결과 TCFD 권고안의 기준을 충족하는 공시율이 2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금융 부문의 평균 공시율은 22%, 비금융 부문의 공시율은 23%였다.
4대 영역 중 지배구조 영역의 공시율은 금융 부문이 27%, 비금융 부문은 26%를 나타냈다. 지표와 목표는 금융이 37%, 비금융은 34%로 가장 높은 공시율을 보였다.
전략 영역에서는 금융 11%, 비금융 14%의 공시율을 보였고 위험관리 영역에서는 금융 9%, 비금융 17%의 공시율을 나타냈다.

11개 권고 공개 항목 중에서는 경영진 역할과 온실가스 배출량 항목의 공시율이 각각 46%와 51%를 기록했고 나머지 항목은 평균 35% 미만을 보였다. 특히 위험 식별과 평가 항목의 공시율은 5%에 불과했다.

연구소는 “한국 기업들의 TCFD 권고안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권고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후변화가 조직에 미치는 전환 및 물리적 위험과 기회에 대한 파악, 위험과 기회의 재무적 영향에 대한 파악, 시나리오 분석 방법에 대한 이해와 적용 방안에 대한 역량 제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TCFD는 2015년 G20 산하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설립한 기후 공시 기준 제정기관이다. 2017년 기후공시 권고안을 내놨고 지평에 따르면 현재 100개 한국 기업이 이 기준에 따라 기후공시를 하고 있다.
정영일 지평 기업경영연구소 소장은 “TCFD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와 표준화 논의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기업 경영과 관리에 대한 가이드도 제공하고 있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부분을 보완해 TCFD에 대한 대응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CFD VS ISSB
TCFD 권고안은 국제적으로 권위를 인정 받는 기후공시 기준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난해 설립된 ESG 공시 기준 제정 기관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ISSB는 국제회계기준재단(IFRS)이 주요 20개국(G20)과 국제증권관리위원회기구(IOSCO)를 포함한 각국 정부와 정책당국 등으로부터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ESG 공시 기준을 제정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지난해 11월 설립했다.
ISSB는 3월 TCFD 공시 권고안을 기반으로 공시 영역을 확장한 2개의 ESG 공시 기준 초안을 공개했다.
ISSB의 기후공시 초안은 모든 산업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온실가스 배출 정보 공시를 요구하는 TCFD 권고안과 함께 산업별 온실가스 배출 관련 정보 공시를 요구하는 SASB 기준도 차용하고 있다.
따라서 전 산업에 적용되는 스코프 1, 2, 3 온실가스 배출량과 함께 배출 정보와 함께 산업별 온실가스 관련 정보 공개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ISSB는 기후공시 초안뿐 아니라 일반적인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 공시 초안도 공개했다.
만약 ISSB 기준이 국제적인 기준으로 자리잡게 된다면 한국 기업의 ESG 공시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정 소장은 ESG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ISSB가 국제적인 기준이 되면 국내 기업의 공시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며
그는 다만 “ISSB가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걸릴테니 당분간은 TCFD 권고안을 활용한 공시가 많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ISSB 기준도 TCFB 권고안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TCFD 권고안을 잘 적용해 공시를 하다보면 ISSB 기준에 대한 적응이 수월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ISSB ESG 공시 기준 핵심 논란은...'중대성'과 '스코프3'로 압축
- ISSB, 스코프 3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 찬성 의견 다수
- ISSB, 지속가능성 공시 사업보고서에 포함 의견 다수
- IFRS재단, 서울에서 이사회 총회…"글로벌 ESG 공시기준 도입 논의"
- ‘한국TCFD얼라이언스’ 출범...주요 기업‧금융기관, 기후공시 질적 개선 모색
- ISSB 설립 후에도 난망한 ESG 공시 통합...기업, 비용 부담 우려
- ISSB ESG 공시 초안과 TCFD 공시 기준은 어떻게 다른가
- ESG 공시 글로벌 표준안 나왔다...ISSB, 기후 관련 & 일반 지속가능성 공시안 분리 발표
- 'TCFD' 기후공시 채용 기업 1400개 넘어서...공시 질 개선 숙제
- G7 재무장관, ISSB의 ESG공시기준 제정 환영...에너지 전환 노력 강화
- ISS, 한국에도 기후변화 대응 소홀 기업 이사 선임 반대 권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