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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마른 美 전기차 스타트업... 전기차 버블 터지나

  • 기자명 박가영 기자
  • 입력 2023.12.22 18:39
  • 수정 2023.12.23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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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가격 탓에 전기차 수요 감소

충전 중인 전기차. AP=연합
충전 중인 전기차. AP=연합

[ESG경제=박가영 기자]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회사들이 지난해 반도체 수급 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데 이어 이번에는 ‘현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2년간 상장한 전기차와 배터리 업체 43곳 중 로즈타운 모터스 등 3곳은 이미 파산했고 2곳은 인수합병 됐다. 남아있는 업체 중 18곳은 신규 자본 조달 혹은 비용 감축이 없을 경우 2024년 말 보유 현금이 바닥난다.

패러데이 퓨처는 10일, 마이크로모빌리티닷컴은 약 12일을 버틸 수 있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4개월을 버티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는 스타트업이 7곳에 달했고 비교적 규모가 큰 업체인 니콜라는 약 1년을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피스커 역시 6개월 가량을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리비안과 루시드는 2025년 즈음 현금이 고갈될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피스커 측은 3분기에 나간 현금이 다음 분기에도 지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업체들은 추가 자금을 조달하고 비용을 줄이면서 매출을 늘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차 스타트업 창업은 코로나 19 이후 증가하며 경쟁이 격화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 선두주자인 테슬라(Tesla)도 "격동의 시기" 를 경고한 바 있다. 테슬라의 강력한 라이벌로 주목받았던 전기 픽업트럭 제조업체 로드스타운 모터스(Lordstown Motors)는 지난 6월 파산 신청을 했다.

전기차 시장 ‘버블’ 터지나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전기차 시장의 '버블'이 터졌다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전기차 스타트업들인 니콜라, 피스커, 리비안 오토모티브, 루시드, 니오, 엑스펭, 폴스타 오토모티브, 카누, 로드스타운 모터스의 최고 시가총액을 합산한 숫자는 2021년 무려 4,700억 달러(약 612조 원)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현재 해당 9개 업체의 시가 총액은 86% 감소한 680억 달러(약 88조 5천억 원)에 불과하다.

높은 전기차 가격과 감소한 보조금으로 인해 스타트업들의 예상만큼 전기차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지 않았을뿐더러 테슬라 같은 거대 전기차 기업과의 가격 경쟁에도 실패한 탓이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충전 중인 테슬라 모델S의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충전 중인 테슬라 모델S의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현재까지 꾸준히 전기차를 통해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는 테슬라와 BYD, 리오토 정도다. 이들의 최고 시가 총액은 총 1조 4천억 달러(약 1823조 원)에 달했으나 현재는 약 9100억 달러(약 1185조 원)로 감소했다.

업계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434만대이며 증가세는 전년 동기 대비 40.9%다. 증가세는 2021년 115.5%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해서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수입차를 포함한 국내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2년 전보다 63.3% 증가한데 비해 올해 상반기에는 불과 13.7%만 증가했다.

높은 가격도 수요 증가세 감소에 한몫했다. 전기차의 평균 가격은 약 5만 2천 달러(약 6천 8백만 원)인데, 이는 지난해 11월 평균인 6만 5천 달러(8460만 원)보다는 줄었으나 전기차가 아닌 차량의 평균가격보다 20% 가량 높게 형성돼 있다.

미국이 2024년부터 비교적 저렴한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면서 전기차의 가격은 당장 하락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배터리 부품 및 핵심 광물의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북미에서 최종적으로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 최대 7천500달러(약 1천만 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이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다음해부터는 배터리 부품을, 25년부터는 핵심 광물을 중국·러시아·북한·이란 측(FEOC)에서 조달해서는 안된다.

보조금 자체를 중단하는 국가들도 생기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 17일 프랑스에 이어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중단했다. 이러한 보조금 중단 조치는 전기차업계에 악영향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GM 측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 자체의 수익 개선은 높은 배터리 비용으로 인해 2025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들은 자동차 시장의 전통 강자들이 내놓는 전기차들과도 경쟁해야 하기에 더욱 업황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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