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배터리 설비 구축 비용, '30년까지 19% 감소할 것
'30년 재생에너지 3배 확대 목표에는 못 미쳐...2.2배 성장에 불과할 것
태양광 외 풍력·수소 발전 기대치는 하향 조정...비용과 개발 속도 등 원인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전세계 에너지 부문의 배출량이 올해 정점을 찍고 2025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안전성 인증 전문기관 DNV가 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과 배터리 등 재생에너지 설치 및 이용 비용이 하락하고 석탄 화력 발전과 석유 사용이 감소함에 따라 에너지 부문의 글로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올해 정점을 찍고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2025년 에너지 관련 CO2 배출량은 2024년 대비 -0.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 예기치 못한 정치적 또는 경제적 우선순위로 인해 정점이 1~2년 지연될 수 있지만, 2024년이 글로벌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정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DNV는 배출량이 정점을 찍어도 2050년 넷제로 목표에 도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에너지 부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30년에 2023년 수준 대비 5% 감소한다"면서 "2050년 에너지 부문의 예상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7Gt CO2이다. 이는 IPCC가 제시한 203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절반 목표를 20년 후에 달성하는 일이며, 2050년 넷제로와는 매우 멀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이 여전히 "너무 느리다"고 지적했다. DNV의 최고경영자(CEO) 레미 에릭센은 보고서에서 "걱정스럽게도 우리의 예상 (배출량)감소는 파리 협정 목표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궤적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면서 "특히 전기화가 어려운 부문은 새로운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전세계는 재생에너지 성장의 기록을 갱신하고 있지만, 일부 국가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군사비 지출 증가와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인해 국가들이 때때로 글로벌기후 목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에릭센은 "단기적인 지정학적, 경제적 우선순위와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해야 할 필요성 사이에 불일치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과 배터리기술이 에너지 부문 견인…풍력과 수소비중 예측치는 하향 조정
에너지 부문의 배출량 하락세를 견인하는 요인은 태양광 발전(PV)과 배터리의 구축의 붐이 일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운 태양광 설비 구축은 400기가와트(GW)에 도달했고 대부분 지역에서 석탄보다 가격이 저렴해졌다. 배터리 가격은 지난해 전년대비 14% 하락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DNV는 보고서에서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기술을 배치하는 데 드는 비용이 2030년까지 현재 대비 19% 감소하여 많은 양의 저탄소 전력을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은 2020년대 말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용량 증가의 80%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난해 개최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2030년까지 전세계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 확대하겠다는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DNV는 2030년까지 전세계 재생에너지 용량이 2.2배 성장할 예정이며, 마찬가지로 에너지 효율성 개선도 유엔 기후 기구가 권장하는 속도의 약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태양광 외 풍력 발전과 수소 발전에 대해서도 기대치를 낮췄다. DNV는 해상 풍력 발전에 대한 2050년 발전 예측치를 18% 낮췄다. 태양광에 비해 더 높은 자금 조달 비용, 공급망 문제, 터빈 품질 문제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IEA에 따르면 이러한 문제로 인해 투자자와 개발자가 더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태양열로 자본을 옮기고 있다.
수소 발전 전망 역시 지난해 내놓은 추정치에서 하향 조정됐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수소는 2040년까지 전세계 에너지의 1.5%만을 제공할 예정이다. DNV는 수소의 높은 비용과 탄소 가격의 불확실성이 수소 발전 확대를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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