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속가능보고서, 온실가스 전년 대비 0.2% 증가
Scope1은 2.7% 줄었으나 Scope3이 3.9% 늘어
공급망 배출 8.1% 급증...전기차 확대·공급망 관리가 관건

[ESG경제=권은중 기자] 현대차가 지난해 ESG 지속가능경영 활동을 담은 ‘2023년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현대차는 투자자와 고객 등 국내외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2003년 이후 매년 이 보고서를 내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향한 길(영문명: Road to Sustainability)’이라는 제목의 이 회사 2023년 보고서는 ‘중대성 평가’를 통해 ▶친환경·전기차 전환 선도 ▶온실가스 저감 노력 ▶글로벌 기업가치 향상 등을 올해 중대 이슈로 선정했다. 지난해에는 ‘탄소중립·재생에너지 확대’가 1순위 중대 이슈였다.
현대차는 주요 중대 이슈의 C-레벨 KPI를 정하고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목표들을 제시했다. 일종의 채점표와 같은 KPI는 회사 내 조직이나 개인이 목표한 바를 잘 달성했는지 그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다.
Scope3 중 공급망 발생 온실가스 8%나 증가
현대차가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은 것은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배출한 온실가스 배출량(Scope1+Scope2)은 238만8847tCO2eq(이산화탄소 환산 톤)으로 전년(238만4017tCO2eq) 대비 0.2% 증가했다.
부문별로 보면, 먼저 회사가 직접적으로 배출한 온실가스인 Scope1은 70만4726tCO2eq로 전년 72만4013tCO2eq)에 견줘 2.7% 감소했다. 자사 공장의 생산 과정에서 LNG와 재생에너지 등을 사용한 덕분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전력 등 구매 에너지의 생산과정서 발생하는 간접배출량 Scope2(시장기반 기준)가 168만4121tCO2eq으로 전년(166만58tCO2eq) 대비 1.45% 늘었다. 현대차는 보고서에서 작년부터 산정 대상 사업장이 추가(인도네시아, 베트남, 멕시코)됐다며 추가된 사업장을 제외한 작년 Scope1+Scope2 배출량은 224만2879tCO2eq으로 다소 줄었다고 설명했다. <아래 표 참조>

특히 현대차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가장 많이 늘어난 부분은 Scope3이다. 2021년 1억179만793tCO2eq 대비 3.9%가 증가한 1억579만785tCO2eq로 집계됐다. Scope3은 협력회사 등 공급망을 포함해 회사 외부 경영활동과 관련돼 간접적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말한다.
Scope3에서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은 공급망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다. 공급망 배출 온실가스는 1985만2763tCO2eq로 역시 전년에 견주면 8.1% 증가했다. 현대차 자사 공장 생산과정에서 배출된 온실가스의 28배가 넘는다. 또 판매된 차량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8195만9096tCO2eq로 전년 대비 1.3%가 증가했다.
현대차는 Scope3는 판매된 차량의 사용(주행) 과정 배출량이 Scope3에서 가장 큰 비중(약 80%)을 차지한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현대차가 올해 가장 중대한 이슈로 친환경 전기차 판매 확대를 꼽은 이유를 짐작케 한다.
이런 현대차의 온실가스 증가에 대한 구조적 요인을 감안한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9년 배출량 대비 45% 감축하고, 2045년에는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한다는 ‘기후변화 통합 솔루션’을 실행하는 게 그렇게 녹녹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실제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의 최근 자료를 보면, 자동차 산업의 경우 Scope3가 Scope1과 Scope2의 총합보다 평균 4.6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식품산업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딜로이트 분석을 보면 자동차산업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것은 자동차의 사용단계(최대 80%)와 원료 부품 조달(18~22%) 등이다<그래픽 참조>

"2035년까지 유럽 시장 내 100% 전동화"
현대차는 보고서에서 2035년까지 유럽 시장 내 100% 전동화, 2040년까지 주요 시장 100% 전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2045년까지 RE100(재생에너지 100%)을 이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아울러 보고서에서 ‘2045 탄소중립’ 달성과 전동화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중장기 전략을 소개하기도 했다. 전동화 전환이 현대차 RE100의 핵심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밖에 현대차는 사회 부분을 통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인권 리스크에 대한 실사와 개선 의지를 다루는 인권경영과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한 노력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 산업에서 특히 중요한 제품의 품질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다뤘다.
지배구조 파트에선 이사회의 구성과 운영 등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 구축을 위한 노력이 소개됐다. 이와 함께 윤리, 준법경영과 관련 제도와 관리 활동 등이 상세하게 수록됐다. 보고서엔 CSRD(유럽 지속가능성 공시 지침) 등 ESG 정보공시 규제와 관련 이중 중대성 평가 결과와, ESRS(유럽 지속가능성 보고 공시 표준) 가이드라인이 추가적으로 수록됐다.
또한 로보틱스와 AAM(미래항공모빌리티) 등 현대차의 여러 신사업과 미래 모빌리티 비전 관련 내용을 별도 매거진 섹션으로 구성했다. 이와 함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한 진취적이고 세련된 디자인도 적용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보고서 인사말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장기적인 시각으로 기업의 근본적인 체질을 바꾸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점차 상승하는 외부의 기대 수준에 부응하기 위해 ESG경영 내재화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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