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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지속가능한 금융의 향방은?

  • 기자명 김연지 기자
  • 입력 2024.01.04 23:44
  • 수정 2024.02.2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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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분야 투자 커졌지만, 갈 길 아직 멀어
ESG 공시와 각종 규제들 금융권도 예외없다
프랑스 사회적 책임 투자 펀드 신규 화석연료 사업 투자 금지

 대부분 은행은 여전히 화석연료산업에 대한 자금공급은 지속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대부분 은행은 여전히 화석연료산업에 대한 자금공급은 지속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ESG경제=김연지 기자] 은행 등 금융산업은 지속가능한 지구를 향한 글로벌 기후행동에 ‘자본’이라는 동력을 제공한다. 지난 12월 진행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도 ‘기후금융’은 정부, 시민사회단체,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핵심적인 의제로 논의됐다.

기후변화의 속도와 규모에 비해 금융권의 기후 대응이 실망스럽다는 지적이 있지만, 동시에 글로벌 기후행동에 미치는 금융권의 움직임이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오리란 희망적인 예측도 있다. 지속가능성 관련 금융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2024년 흐름을 예측해본다. 

1. 여전히 소극적인 금융권, 재생에너지 투자 비중 역행

블룸버그NEF가 지난 12월에 발표한 '전환을 위한 금융: 에너지 공급 투자와 은행 지원 자금 조달 비율 2022'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 전환에 대한 세계 최대 은행들의 자금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은행의 에너지 공급 비율 수치(Energy Supply Banking Ratio, ESBR)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은행의 자금과 비교한 화석연료에 대한 은행의 자금 비율을 나타낸다. 보고서는 2022년 저탄소 에너지를 지원한 은행 자금이 화석 연료에 대한 자금 제공의 73%에 불과했다고 말한다.

즉, 화석 연료 쪽에 1달러를 공급할 때, 저탄소 에너지쪽에는 0.73달러를 공급했다는 뜻이다. 2021년의 0.75달러보다 감소한 수치다. 파리협정의 1.5도 상승억제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 수치가 4 대 1로 역전돼 재생에너지 쪽에 4배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영국의 싱크탱크 그룹 인플루언스맵( InfluenceMap)도 자산운용사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파리 협정 목표와 동떨어져 있다고 주장한다. 인플루언스맵이 지난 8월 총 운용자산이 72조 달러에 이르는 자산운용사 45곳에 대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자산 운용사들의 녹색 투자(3090억 달러 수준)보다 화석 연료 생산 기업에 대한 투자(8800억 달러)가 2.8배 더 높았다.

또한 해당 자산운용사의 16조 4천억 달러 규모의 1만 3000개의 주식형 펀드 포트폴리오를 평가한 결과, 이들 중 약 95%가 파리협정의 목표와 일치하지 않았다.

이 연구는 또한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들이 지속가능한 금융 정책을 옹호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블랙록, 뱅가드, JP 모건 등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공시 기준으로 스코프 3 배출 공개를 지지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인플루언스맵은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들의 넷제로 약속과 기후행동 사이의 심각한 괴리를 발견했다”며, “기후 목표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운용사들은 기업들에 기후 관련 영향력 행사를 강화하고, 강력한 주주 투표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2. 상승 곡선 녹색 에너지, 기로에 선 금융권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4월, 보고서를 통해 2050년까지 글로벌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매년 약 4조 달러(약 5200조원)규모를 청정 에너지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올해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와 초당적 인프라법(Bipartisan Infrastructure Law)이 청정에너지 산업에 자금 조달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MIT 환경 정책 연구소의 프로젝트인 클린인베스터모니터(Clean Investor Monitoring)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한해동안 미국에서만 녹색 에너지, 전기차 등 저탄소 기술에 대한 신규투자가 2250억 달러(약 240조원) 규모로 이뤄졌다. 그 중 640억 달러가 3분기에 발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 상승한 수치다.  

물론 지난 2023년 금리는 상승하고 주식은 급락하면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급락하기도 했다. 세계 1위 해상풍력 기업 오스테드는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연달아 포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확대는 멈출 수 없는 흐름이었다. IEA는 2023년에 440GW(기가와트) 이상의 재생에너지 생산설비가 추가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 수치는 독일과 스페인의 전체 설치 전력 용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이다. 

3. 엄격해지는 ESG 규제, 금융계도 예외없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EU는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정(Sustainable Finance Disclosure Regulation, SFDR) 2.0’에 대한 목표협의(지속가능한 금융 프레임워크의 핵심 이해관계자 대상)와 공개협의(광범위한 이해관계자 대상)를 지난 15일 모두 마쳤다. 이번 협의를 바탕으로 2024년에는 개정안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SFDR은 2019년 11월 발표됐으며, 금융기관이 투자 자산의 지속가능성을 둘러싼 위험과 해당 투자가 사회와 지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보를 공시하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SFDR은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투자자의 인식 개선과 지속가능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를 늘리는 한편,  ‘지속가능성’이라는 간판을 달고 판매되는 펀드의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한편 프랑스는 지난 11월, 더욱 까다로운 사회적 책임 투자(Investissement Socialement Responsable, ISR)를 위한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다. 프랑스 정부의 공식 성명에 따르면, 2024년부터 ISR 라벨을 달고 운용되는 펀드들은 신규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없다. 석유, 석탄, 천연가스, 셰일가스 등 주요 화석연료 사업이 모두 포함된다.

프랑스는 지난 2016년에 ESG 투자 장려를 목표로 ESG 국가 인증인 ISR 라벨을 도입한 바 있다. 환경 또는 사회적 가치를 지향한다고 주장하는 펀드들은 마케팅에 ISR 라벨을 자발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도입 이후 2023년 11월까지 ISR 펀드는 프랑스 정부 추산 1174개, 자산규모 약 8000억 유로(약 1145조)에 이른다. 그러나 이번 정책으로 ISR 펀드는 화석연료 투자에 대한 엄격한 제한조치를 받게 됐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2024년 1월 1일부터 EU의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이 시행된다. CSRD는 EU 기업뿐 아니라 비(非) EU 기업도 적용 받기 때문에, 유럽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도 CSRD 지침에 따라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유럽에서 운영되는 10,000개의 비 EU 기반 회사를 ​​포함하여 EU 내 50,000개 회사에 영향을 미치는 포괄적인 프레임워크다.

CSRD는 기업이 기업 위험 관점뿐만 아니라 사람과 환경에 대한 실제 영향에 대한 "이중 중요성" 관점에서 다양한 ESG 영향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한다. 회사의 스코프 3 배출량을 포함하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전체 범위에 대한 공개가 필요하다. 프랑스는 CSRD를 준수하지 않은 경우 7만 5000유로(약 1억원)의 벌금과 함께 5년의 징역형을 부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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