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부 산하 LPO, IRA 이후 4000억 달러 대출 자금 배정받아
트럼프 집권 당시 LPO 폐지 위기...원자로 건설에 37억 달러 대출하기도
전문가들 "트럼프 하 원전 및 SMR 대출 급증...청정에너지 대출 멈출지도"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미국 에너지부의 대출 프로그램 사무국(Energy Department’s Loan Programs Office, LPO)이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화석연료 및 기타 비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자금을 제공하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지난 9일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 측근의 말을 빌려 “LPO는 트럼프가 백악관을 다시 장악하면 공화당이 선호하는 에너지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LPO는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청정에너지에 대한 집중 지원을 위해 이용됐으며, 440억 달러 규모이던 대출 프로그램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이후 40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돼왔다.
LPO가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LPO에는 281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209건의 에너지 프로젝트가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PO는 또한 2024 회계연도까지 270억 달러의 대출 집행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다음 회계연도에는 대출 규모를 500억 달러로 늘어날 예정이다.
LPO는 IRA 시행 이후 ▲포드(Ford Motor)에 주요 배터리 공장 3개 건설을 위한 92억 달러의 조건부 대출 ▲태양광 회사 선노바 에너지(Sunnova Energy International)에 30억 달러 대출 ▲리튬 아메리카(Lithium Americas Corp)가 운영하는 네바다 리튬 광산 및 가공 프로젝트에 대한 약 23억 달러의 조건부 자금 대출을 집행한 바 있다.
트럼프, 원전 등에 집중 대출해주거나 대출 집행을 하지 않거나
지난 2005년 조지 부시 행정부 아래 제정된 ‘에너지 혁신법'을 근거로 출범한 LPO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혁신적인 에너지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돼있다. 에너지부 대변인은 로이터에 “미국 에너지부의 LPO는 거의 20년 동안 미국 기업가와 혁신가들에게 은행 대출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해왔다"면서 “우리와 같은 연방 프로그램은 행정부가 바뀌어도 정기적으로 계속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당선되면 원전 및 소형모듈원전(SMR)과 같이 공화당이 선호하는 저탄소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대출이 많아지거나,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신규 대출을 집행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트럼프는 지난 2017년 대통령 취임 당시 “정부가 승자와 패자를 가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며 LPO 폐지를 제안했지만 의회에서 좌절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 효율 및 재생 에너지 사무소를 이끌었던 댄 시몬스는 “트럼프 행정부는 처음에는 신규 대출에 반대했지만, 이후에는 효과가 있는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찾았다"면서도 “트럼프의 두번째 집권에서는 LPO를 통해 에너지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할지 여부는 큰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정부 하에서 LPO는 조지아주에서 사우던(Southern Co.)이 건설중인 두 개의 원자로에 대해 37억 달러 규모의 대출을 제공한 바 있다. 당시 LPO는 애팔래치아 지역에 새로운 화학 및 정제 시설과 암모니아 생산시설 건설을 위한 천연가스 저장 허브 프로젝트에 19억 달러의 대출을 제공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이 문제에 정통한 사람들에 따르면, 보수주의자들과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정부로 복귀할 수있는 전 트럼프 관리들 사이에서 LPO의 운명은 활발한 논쟁의 주제”라고 보도했다.
콜롬비아 대학교의 사빈 기후변화법센터의 기후법 연구원 마틴 록먼은 “트럼프가 의회가 설립한 LPO를 일방적으로 해체할 권한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임기 취임 직후처럼 LPO의 신규 대출을 승인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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