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험사들은 이미 기후변화 피해 지역서 사업 중단
옐런 美 재무, 기후 혼란으로 '보험 격차' 발생 경고

[ESG경제=이진원 기자] 극심한 고온 같은 기상이변이 점점 더 심해지고 그로 인한 피해가 계속해서 늘어난다면 전 세계 곳곳에서 보험 가입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 이미 시작된 보험사들의 재해지역 사업 철수가 전 세계로 확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스페인 최대 은행 겸 보험사인 카이사뱅크(CaixaBank SA의) 곤잘로 고르타자르(Gonzalo Gortazar)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기후 변화는 보험 사업을 크게 변화시키면서 세계 일부 지역에서 보험 가입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美 보험사들은 이미 기후 변화 피해 지역서 사업 중단
고르타자르의 발언은 미국 보험사들이 최근 캘리포니아처럼 산불이나 허리케인이 잦은 지역서 줄줄이 사업 중단을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 보험사 AAA는 얼마 전 지난해 허리케인 ‘이언’과 ‘니콜’로 수십억 달러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플로리다주에서 자동차와 주택 보험을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 AAA 외에도 파버스보험 등 몇몇 보험사가 지난해부터 이 지역에서 보험 사업을 접었다.
스테이트팜과 올스테이트(Allstate)도 5월과 6월 산불이 잦은 캘리포니아주에서 더 이상 신규 가입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기후 변화의 영향이 매년 확대되면서 미국 보험 산업의 피해도 커지면서 내려진 결정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달 초 폭염이 지중해 대부분 지역을 휩쓸면서 카이사뱅크 본사가 있는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 기온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내 '보험 격차' 발생 우려
같은 날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 관련 혼란으로 미국 내에서 ‘보험 격차’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상이변이 잇따르자 이로 인한 재산 손실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려는 미국인들이 늘어나겠지만 보험금 지급 부담이 커질 걸로 예상하는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올림으로써 소득 격차에 따라서 보험 가입이 가능한 사람과 불가능한 사람이 나눠질 수 있다는 얘기다.
옐런 장관은 “이미 주택 소유자에 대한 보험료를 인상하는 보험사도 생겼다”면서 “일부 보험사는 위험이 커 보이는 지역에서 보험 서비스를 완전히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올여름 미국도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폭염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주 27일 기준, 약 1억 7000만 명의 미국인이 폭염 경보나 주의보를 받았고, 미국 서부 주와 캐나다 동부 일부 지역에 산불이 발생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 가정은 아직 주택 피해를 크게 입지 않았지만 이미 기상이변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그 결과, 보험에 가입하거나 보험 가입을 아예 포기한 가정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옐런 장관 2020년 기후 관련 재해로 인한 총 경제적 손실 1650억 달러(약 210조 원) 중 60%만이 보험으로 보전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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