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노후자금을 만들지 못한 50대 이상은 25%에 달한다. 이들에게 은퇴 시점까지 노후준비를 끝내라는 것은 불가능한 소리로 들린다. 나머지 75%라 해서 노후준비를 마쳤다고 자신만만해 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상당수가 원하는 노후생활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준비 상황에 고개를 떨구고 있다.노후자금이 부족하다면 해결방법은 크게 두가지다. 퇴직 후에도 일을 하는 것이 첫 번째다. 사람에겐 인적 자산과 물적 자산이 있다. 인적 자산은 배운 지식과 경험이다. 물적 자산은 축적해 놓은 연금이나 금융자산, 부동산을 말한다.퇴직은 인
정기 주주총회를 마쳤으니 이제 지속가능성보고서(ESG 정보공개 보고서) 작성 시즌이다. 앞으로 ESG 공시 의무화가 시행되면 기업들은 지속가능성보고서를 한국거래소에 별도 공시하거나, 사업보고서에 통합 공시해야 한다.ESG 공시 의무화 시대의 지속가능성보고서는 기존의 보고서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기준을 금융위원회와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가 4월 중 공개할 예정이다.이제 기업들은 지속가능성보고서 작성을 외부 컨설팅회사 등에 외주를 주는 방식에서 탈피해 직접 작성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올해
[ESG경제신문=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세계 각국이 경제 성장을 위해 벌여온 법인세 인하 경쟁이 온실가스 배출을 부추겼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다국적 기업에 대한 법인세율 하한 15%를 적용이 실행되면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일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그동안 글로벌 환경단체 등에서는 ‘바닥을 모를’ 법인세 인하 경쟁 탓에 탄소 집약도가 높은 개발도상국이 조세 피난처 역할을 하고, 그로 인해 기후변화 완화 노력이 저해된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탄소집약도가 높다는 것은 국내총생산(GDP) 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다는
2022년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설문 조사에 의하면 미국인 중 38%는 항공권 구매 시 탑승으로 유발되는 탄소발자국 상쇄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무려 절반 가까운 48%로 높았으며, 8%는 이미 탄소발자국 상쇄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했다.한국이라면 어떨까? 지난 2021년 탄소중립위원회가 탄소중립시민회의 참여시민단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98%의 시민이 우리는 현재 기후위기에 처해 있고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앞으로 이 위기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기후위기를 심각하게 인식
60대 중반의 이 모 씨. 지난해까지만 해도 번듯한 회사의 임원이었지만 올 초 퇴직해 본격적인 은퇴생활에 들어섰다. 재정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만한 재산은 모아놓았다. 그러나 하루 종일 집에서 빈둥거릴 수 없어 재취업 자리를 알아봤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그래서 재취업을 포기하고 이제부터는 친구나 이웃과 사귀며 소박하게 살아가려고 한다. 그러나 그동안 직장생활만 열심히 했지 직장 밖에서의 관계를 소홀히 해와 어울릴 만한 친구와 이웃이 많지 않다. 갈수록 외로움을 탈 것 같아 걱정이다. 그에겐 돈보다 노후의 외로움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점심을 먹고 외근을 나가면서 시내버스를 탔다. 마침 빈자리가 있어서 냉큼 앉았다. 차창으로 쏟아지는 따사로운 봄볕을 맞으며 살짝 졸고 있는데, 옆에 서 있는 버스 광고판이 눈에 들어왔다."ESG 경영을 선도하는 OOO" , "글로벌 경영의 선두주자 OOO"잠이 덜 깼나 싶어서 눈을 크게 뜨고 쳐다 봤더니 확실하다. 스마트폰으로 사진도 찍었다(구글에 검색하면 나온다).내가 아는 한 광고에 등장한 회사는 ESG와 거리가 먼 회사다. 뉴스를 검색 해보면 작년 한 해 만에도 직장내 성희롱, 상사갑질, 횡령, 배임, 사기, 안전사고 등이 끊
4월 총선이 한 달로 다가왔다. 양당 모두 공천을 둘러싼 갈등으로 나라가 어지럽다. 경제는 하락하고, 민생은 고단하고, 평화는 위태롭다. 교육, 연금, 노동 개혁은 제자리다. 국민은 새로운 정치개혁을 기대한다. 구세대의 오만과 독선을 싫어한다. 야당은 공천의 공정성을 잃고, 여당은 중진 불패의 기조에 20·30대 공천이 희박하다. 공천 갈등의 핵심에 신구갈등이 있다.신구갈등은 ESG 경영의 걸림돌이다. ESG는 모든 개개인이 나의 일이라 생각하고 일상 업무 속에서 자연스럽게 실행해야 지속가능한 성과를 낼 수 있다. 이른바 전사적 E
ESG와 탄소감축이라는 국제적 도전에 대해 한국은 얼마나 응전을 잘 준비하고 있을까?2022년 실시된 한 언론사의 설문 조사에 의하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89%가 ESG 별도 조직을 두고 있으며, 무려 94%가 ESG 관련 연간 목표 및 계획을 수립했다고 답했다. 지금은 그 수치가 더 올라갔을 것이다. 기업의 대답만 보면 상당히 긍정적이라 하겠다.하지만 몇몇 대기업에서 강연이나 면담을 할 기회를 통해 직접 느낀 현장의 모습은 딴판이다. ESG 담당 부서 외의 직원들은 여전히 ESG와 탄소 문제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떨어
“ESG 경영 역풍을 맞다” 라는 제목의 한 국내 일간지 기사가 눈길을 끈다. “ESG는 끝났다” 이라는 제목의 글들도 자주 눈에 띈다. ESG 경영이 무엇이고 왜 해야하는지를 이제 이해하기 시작했는데 벌써 끝이라니. 한편으로 혼란스럽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않을 것 같다. 마지못해 ESG 경영을 선포한 뒤 미적미적 눈치만 보던 경영자들이다.기업에 ESG 경영을 압박하던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행보도 예전 같지 않다. 무엇보다 최근 투자의 성과가 좋지 않다. 그래서 신규 투자에 소극적이고 기존 투자도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의견 수렴 위한 1차 세미나를 보면 고심의 흔적 보인다. 정책의 균형 잡으려 애쓰고 세제지원 등 기업의 자발적 참여 유도를 위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그러나 지원방안이 성공하려면 우리의 기업 거버넌스 개혁은 일본 보다 수십배 힘들다는 사실부터 직시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일본과 달리 대부분 기업에 오너가 있고, 오너경영자들이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직접 내린다. 기업이 저항하면 거버넌스개혁은 물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실행도 어렵다.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 의지를 갖고 어느 정도 개입할 수 밖에 없
‘자녀 리스크’란 말이 있다. 노후준비를 희생하며 자녀에게 돈과 노력을 쏟아 부었지만 다 커서도 경제적 독립을 하지 못한 채 부모에게 부담이 된다는 뜻이다. 자녀를 키우는 게 보람은커녕 삶의 위험 요인이 된다는 험악한 말이 나오는 건 자식농사가 인생의 성공 공식이던 시절이 저물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모두 저성장과 고령화의 그늘이다. 이를 테면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잡지 못하는 아들이 있다면 용돈 정도는 대줘야 한다. 은퇴 전이라면 모를까, 팍팍한 노후생활은 더욱 주름살이 갈 수밖에 없다. 더구나 한술 더 떠 대학원에 진학하겠다거
[ESG경제=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지난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국토교통부는 비수도권 지역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부산·울산·창원·대구·광주·대전 등 6개 지방 광역시 주변 그린벨트(총 2428㎢, 여의도 면적 837배)가 규제 완화 대상이다.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그린벨트는 1971년 수도권을 시작으로 1977년까지 8차례에 걸쳐 전국 14개 도시권에 총 5397㎢(국토의 5.4%)가 지정됐다. 그린벨트는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ESG와 탄소감축에 대한 국제적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CBAM, CCA, IRA, SBTi, ESRS, ISSB, GRI, RE100 등 수많은 약어가 함의한 복잡하고 위중한 요구 사항들을 이해하기란 매우 어렵다.대기업은 어느 정도 대응할 여력이 있겠지만 중소기업 및 중견기업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처럼 수많은 국제 규범과 이니셔티브와 캠페인의 어망에서 사실상 국내 모든 기업들이 그리고 심지어는 지자체나 교육기관들도 자유롭지 못한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지피지기는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
반도체를 포함한 전 IT 부문과 자동차 부문이 한국 제조업의 약 50%를 차지한다. 이 두 부문은 한국경제 성장 동력의 중요한 두 기둥이다. 그 중에서도 반도체 산업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만약 삼성전자가 잘못돼 쓰러진다’고 상상해보자. 핀란드의 노키아가 망했을 때 핀란드 경제가 받았던 충격 이상의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다.현재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재로 인한 공급망 재편과 AI 혁명이라는 거대한 두 개의 패러다임 변화로 소용돌이가 일고 있다. 이로 인해 살아남기 위한 기업 단위, 국
[ESG경제=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는 ‘환경영향평가 제도개선 전국연대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참석자들은 “현행 환경영향평가 제도는 국토의 무분별한 훼손을 막는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면서 “제도 자체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환경영향평가 제도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일까. 기자회견에 참석한 ‘습지와 새들의 친구’ 박중록 운영위원장은 낙동강 하구 대저대교 건설과 관련한 환경영향평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철새들이 찾는 낙동강 하구는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기업 저평가 현상) 해소를 위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며칠 후 공개된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경제장관회의에서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와 같이 기업의 자발적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촉진할 수 있는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발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와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기대는 실로 크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저출산과 아울러 대한민국 미래를 위협하는 거대 암초이기 때문이다.OECD 국가 중 주가순자산배수(PBR) 등 주식 밸류에이션은 한국
지방자치제도를 풀뿌리(grassroots)에 비유한 것은 1935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가 처음이다. 풀의 잔뿌리가 물과 양분을 흡수해서 식물이 잘 성장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듯, 지역의 크고 작은 정책부터 주민들의 생활에 밀접한 문제까지 지역 사회 구성원들 스스로가 결정하고 해결하는 상향식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자는 제안이었다.풀뿌리 민주주의는 20세기에 널리 확산했는데 이 기간 동안 노동운동, 여성 참정권 운동, 시민권 운동 등 다양한 사회운동들이 시민들의 직접 참여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내며 풀뿌리 민주주의의 개념을 강화시켰다.
"트럼프가 다시 미국 대통령이 되면 ESG는 안해도 되는 거 아닌가요?"얼마 전 한 대기업 경영진·임원 교육을 갔다가 이런 질문을 받았다. 순간 "트럼프가 ESG를 하라면 하고,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할건가요? 트럼프가 이 회사의 대표인가요?" 라고 말할 뻔 했지만, 잘 참고 이렇게 답했다."정말 중요한 질문을 하셨습니다. 만일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한다면 현재 미국 중앙정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환경정책과 인권정책이 상당 부분 중단되거나 후퇴할 것이 분명합니다. 잘 알다시피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은 지구 온난화도 거짓말이라고 하
‘번아웃 증후군’은 최근 세계보건기구 국제질병분류(ICD) 체계에 정식 기재됐다. 의학적으로 질병은 아니지만,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태로 본다. 대표적 증상으로 만성 피로감, 업무에 대한 정신적 거리감, 업무능력 저하 등이다.현대 직장인은 기계 부품처럼 특정한 역할을 반복 수행하고 모든 책임을 짊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너지가 고갈한다.최근 여러 조사를 보면, 직장인 90% 이상이 회사생활에서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한다. 원인은 ①낮은 보상, ②과도한 업무, ③미미한 존재감이다. 번아웃 증후군에 잘 빠지는 시기는 입
[ESG경제=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지난 2017년 2월 28일 유럽연합 이사회(European Council, EC)는 유럽연합 배출권 거래제(EU-ETS)와 관련해 두 가지 사항을 새롭게 고쳤다. 배출권 가격의 하락을 막기 위해 과잉 공급된 배출권의 상당 부분을 기업에 할당하지 않고 예비(비축분)로 돌렸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차기로 이월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이 조치로 배출권 가격은 1년 사이에 거의 두 배로 올랐고, 3년 뒤에는 4배로 치솟았다. EC의 개입으로 EU-ETS에 참여하는 기업 중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