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9개국, 태양광이 전력수요 80% 충당..저장설비 확충 시급
싱크탱크 엠버 보고서...일부 국가선 실시간 전력가격 마이너스
태양광붐으로 "전력 유연성 제고 계획 필요… 배터리가 핵심될 것”

[ESG경제신문=김현경 기자] 유럽연합(EU)의 재생에너지 확대로 기상상황에 따라 초과 발전량이 발생하는 등 재생에너지 전력을 저장하기 위해 배터리 등의 전력저장설비를 시급히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같이 초과 발전량을 저장해 전력 수급의 유연성을 높이면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여 천연가스 수입에 따른 비용을 연간 90억유로(약 13조 2700억원)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는 26일 발간한 EU의 재생에너지 발전량과 배터리의 역할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석유 및 천연가스 수급 난항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를 겪었다. 이를 계기로 EU는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와 더불어 러시아산 에너지로부터 자립하기 위해 지난 2022년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현행 40%에서 45%로 높이기로 하는 '리파워EU(REpower EU)'를 발표했다.
이같은 당국의 계획에 따라 최근 풍력과 태양광의 기록적인 배치로 EU의 화석연료 발전 비중은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엠버의 지난 7월 보고서에 따르면 EU의 화석연료 발전 비중은 올해 상반기 역대 최저치인 27%로 떨어졌으며, 풍력과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EU 전력 발전량의 30%를 차지하며 사상 최초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화석연료를 능가했다.
이에 따라 기상 상황에 따라 특정 시간대별 급증하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저장하기 위한 배터리와 전력저장장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1년간 독일, 스페인 등 EU 9개국은 태양광 발전 단독으로 전력 피크시간대 수요의 80% 이상을 충당했다. 그리스와 네덜란드의 특정 시간대엔 태양광 발전량이 수요를 초과하기도 하면서 일부 국가에선 실시간 전력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그래프: EU 4개국의 시간당 태양광 발전량 추이>

보고서는 “EU 회원국들은 빠르게 증가하는 태양광 발전량을 통합하기 위한 방법을 계획해야 한다”며 “배터리가 이 계획의 핵심 부분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간헐적인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저장해 전력이 부족한 회원국으로 이송하거나 수출할 수 있으며, 저녁시간대와 같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적고 전력 수요가 많은 때에 배터리를 통해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EU는 이같은 초과 발전량을 저장해 수입 화석연료를 절감한다면 EU는 연간 90억 유로 상당의 천연가스 구매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는 배터리 확충과 유연한 전력망 구축을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단지와 배터리를 함께 구축하기 위한 규제적 장애물과 통합적 설계방안을 개선해야 하며 ▲민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수익원 구축 등 배터리 시장의 접근성과 유연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엠버의 선임 에너지 및 기후 분석가 베아트리스 페트로비치는 “태양광 발전량이 급증함에 따라 배터리는 풍부한 전력량을 모든 시간대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며 “EU의 재생에너지 확장은 신속하고 야심차게 진행됐으며, 이젠 발전 전력을 유연하게 활용하기 위한 방안에 더욱 주목해 소비자와 기업이 화석연료 의존도 감소의 이점을 신속하게 누리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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