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프 1, 2 공시, 대기업은 2023년, 중견기업은 2024년, 중소기업은 2025년부터 공시
스코프3 공시, 대기업은 2024년에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부터
현재 미국 상장사 중 28%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스코프 3 공시 기업은 15% 불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인장. 로이터=연합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인장. 로이터=연합

[ESG경제=이신형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달 25일 기후정보 공시 기준을 공개하면서, 미국 상장기업들이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부분 시행될 기후공시는 미 기업들의 경영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1일 보도했다.

SEC가 이번에 공개한 것은 기후공시 초안으로 5월 말까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후 올 연말 확정될 예정이다.

가장 큰 관심을 끄는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는 매출 7500만 달러(약 950억 원) 초과 기업에 대해 스코프 1과 2는 물론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스코프 3까지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스코프3(Scope3)는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을 의미한다. 스코프1은 제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 스코프2는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기와 동력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을 말한다.

스코프3 배출을 포함하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한 기업이나 스코프 3 배출량이 심대한(material) 기업은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시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스코프 3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 의무가 면제된다.

스코프3 공시는 대기업의 경우 2024년에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부터 공시하고 중견기업은 2024년 배출량을 2025년부터 공시할 전망이다.

스코프 1과 2 공시는 대기업은 내년부터, 중견기업은 2024년, 중소기업은 2025년부터 전년도 배출량을 공시하게될 전망이다.

하지만 스코프3 공시는 스코프 1과 2 공시와 달리 공시 내용에 대한 법적 책임이 면제된다. 공시 내용에 대한 외부 감사 의무도 2~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초안은 상장기업에 온실가스 배출량과 함께 ▲기후 관련 리스크와 리스크 관리 과정 ▲기업이 식별한 기후 관련 리스크가 단기와 중기, 장기적으로 영업 활동과 연결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을 시장에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했다.

또한 ▲기업이 식별한 기후 관련 리스크가 기업의 경영 전략과 사업 모델, 사업 전망에 미치는 영향 ▲이상 기후나 다른 자연 조건과 같은 기후 문제와 (탈탄소) 전환이 연결 재무제표상의 항목과 재무제표에 사용된 재무적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최근 로이터가 주최한 지속가능 비즈니스 관련 컨퍼런스에 참석해 “수십조 달러를 운용하는 투자자들은 기후 위험이 기업에 심각한 재무적 리스크가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어 기후 관련 공시를 지지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투자 결정을 위해 신뢰할 만한 정보를 필요로 하고 기업와 투자자 모두 명확한 규정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SEC의 기후 공시 기준이 비교 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상장사 중 28%만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

MSCI에 따르면 현재 미국 상장사 중 스코프 1과 2 배출량을 공시하는 기업은 28%에 불과하다. 스코프 3 공시 기업은 15%에 그친다.

법무법인 빈슨 앤 엘킨스의 마르가레트 펠로소 지속가능성 담당 파트너는 로이터 기자에게 “공시 기준이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게 되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투자자의 높아진 기대에 직면해 있고 투자자들은 우선 기업에 기후 공시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스크고나리 서비스 제공업체 리스코넥트(Riskonnect)의 키스 포트슨 글로벌 ESG 책임자는 “정치와 경제, 사회적 환경이 모두 이것(기후 공시)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정부뿐 아니라 미국의 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수자원 이용과 쓰레기 처리, 인종 다양성, 포용성 등의 정보 공개를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스크 정보 제공업체 서플라이 위스덤(Supply Wisdom)의 창업자 아툴 바시스타는 "SEC가 부분적으로나마 스코프 3 공시를 요구하고 있으나, 준비된 기업이 많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는 "소수의 기업이 공급망의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를 정한 가운데 이를 일관성있게 관리하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스코프 3 공시에서 “기업들이 무엇을 측정하고 무엇을 공시해야 할지 혼란스러워 한다”며 “SEC가 어떤 정보를 공시할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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