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2390억 달러...민간이 정부의 5배
EV 공급망 투자 총액은 142% 증가...지난해 143만 대 판매
IRA 덕분에 재생에너지 가격 경쟁력 갖춰...문제는 가격 외 장애물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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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미국의 지난해 재생에너지 투자가 2390억 달러(317조 1500억 원) 규모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중 세액 공제, 보조금, 정부 대출 재정 비용을 포함한 연방 정부 차원의 투자는 총 340억 달러로, 민간부문의 투자가 연방 정부 투자보다 약 5.5배나 많았다. 

글로벌 연구기관 로듐 그룹(Rhodium Group)과 MIT가 함께 발족한 CIM(Clean Investment Monitor)는 최근 재생에너지 투자에 대한 2023년 4분기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연구진들은 2023년 미국의 재생에너지 투자가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기자동차와 전기차 판매량과 전기차 공급망 투자도 급증했다. 전기차(EV) 공급망(중요 광물, 배터리, 차량 조립 및 충전 장비) 투자 총액은 420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2022년 대비 142% 증가한 수치다.

CIM은 “2023년 미국에서 143만 대의 ZEV(Zero Emission Vehicle: 배출가스 없는 자동차)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하며, 그 중 대다수는 배터리 전기 자동차였다”며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을 비롯해 수많은 기관이 예상한 ZEV 판매 점유율을 뛰어넘는 수치”라고 평가했다.  

대규모 태양광 발전 및 저장 시스템 구축 투자도 2022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530억 달러에 달했다.

신흥 기후대응 기술 분야 가장 각광

하지만 지난해 가장 빠른 투자 증가세를 보인 분야는 신흥 기후대응 기술이었다. 신흥 기후대응 기술은 그린 수소 생산,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 탄소 포집 기술 등을 일컫는다. 이들 신흥 기후 기술에 대한 투자는 2022년 0.9억 달러에서 2023년 91억 달러로 10배 증가했다. 

반면 풍력 에너지 발전에 대한 투자는 2022년 대비 37% 감소한 90억 달러를 기록했다. 히트 펌프에 대한 개인 투자 역시 전년 대비 16% 감소하는 등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보고서는 2023년 재생에너지 투자의 약진을 ‘IRA’의 효과라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투자에 세액 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법안으로 지난 2022년 도입됐다. IRA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기차 구매 시 기본 2500달러에서 최대 7500달러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기도 한다.

CIM은 “IRA가 통과된 지 1년 반이 지난 현재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발전, 두 분야의 진전은 엇갈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기차에 경우 IRA법이 명시한 2030년까지 40% 온실가스 배출 감소 목표와 일치하는 성장 궤도에 올랐지만,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이 목표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CIM은 먼저 “전기차 판매량은 IRA 시행 이후 증가율 예상 범위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며 “연간 판매 증가율이 2024년에 30~40% 범위 내에서 유지된다면 ZEV 보급은 IRA의 40% 감축 목표와 일치하는 추진 궤도에 머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 및 저장 용량 투자는 2023년에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IRA 목표치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CIM은 “IRA가 세액 공제와 적극적인 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석탄과 천연 가스같은 화석연료와 비슷한 수준의 경쟁력 있는 가격대로 만들었다”면서도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보급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비용 밖에 있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지 선정 및 허가 지연, 송전망 연결과 공급망 문제 등이 재생에너지 보급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것이다. CIM은 “이러한 비용 외적인 장애물을 해결하는 것은 IRA가 완전한 청정 에너지 보급 및 배출 감소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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